-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펀드레이저 이민구 -

 

  한을 대표하는 발효식품을 손꼽으라면 된장, 고추장, 간장, 젓갈, 김치 등을 이야기 할 수 있다. 뜬금없이 발효식품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거액기부가 한국의 발효식품과 비슷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거액 기부는 전통발효식품과 같이 많은 시간과 재능, 노력을 투자하지 않고는 얻을 수 없으며 면밀한 계획에 의해 이루어진다. 또한 외부적 환경요인(햇빛, 바람, 습도 등)도 매우 중요하다.  필자는 ‘아너소사이어티‘라는 개인고액기부자모임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동안 거액기부자는 그들만의 식탁을 추구한다는 점을 배울 수 있었다. 여기 최고의 펀드레이저가 되고픈 당신을 위해 ’거액기부자의 맛있는 식탁‘을 위한 펀드레이징 레시피 5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 레시피. "요리사여, 메뉴판을 준비하라"

  한국의 거액기부자들은 평생 모아온 거액의 재산을 기부하면서도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데 너무도 겸손(또는 서툰)하다. 하지만 펀드레이저는 기부자의 ‘겸손한 침묵’과 단편적'요구(position)'의 진정한 속내를 찾아내야할 의무가 있다. 이때 유용한 방법이 단체의 명분과 프로그램을 정리해 놓은 메뉴판을 제공하는것이다. 단체의 메뉴판을 통해 기부자의 '욕구(interest)'를 찾아내는 준비된 자세가 필요하다.

 

두 번째 레시피. "음식을 담는 그릇의 재질과 모양도 맛의 일부다"

   장맛도 그러하고 와인도 그러하다. 숙성될수록 무언가 오묘하게 변해간다. 자그마한 환경적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며 담는 옹기와 오크통(와인을 숙성시키는 통)만 바뀌어도 맛이 쉽게 변한다. 각양각색 기부자의 생각과 욕구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맞춤형으로 예우(그릇)를 제공하는 요리사의 센스는 준비와 노력으로도 완성될 수 있다.

 

세 번째 레시피. "주변인의 입맛까지 고려하라"

   거액기부자의 프로파일링을 한다해도 아주 세세한 취향까지 알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 00 대기업의 회장님이 매일 아침 드시는 차가 무엇인지 요리사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회장의 비서는 알고 있다. 어떤 차를 드려야 하는지, 얼마나 우려내야하는지 말이다. 비서와 관계형성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그러한 사실들에 대해 알게 된다. 그래서 거액기부자의 핵심인물과의 관계형성이 중요하다. 핵심플레이어(거액기부자의 기부에 영향력을 주는 인물)의 입맛을 고려해야한다는 점이 바로 이것이다. 언젠가 우리의 식탁에 초대받은 손님에게 어떤 디저트를 제공해야 하는지 훤하게 알고 있다면 당신은 이미 위대한 요리사임이 분명하다.

 

네 번째 레시피. "맛은 요리사가 아니라 손님이 결정 한다"

   기부자와의 관계형성에 있어 종종 우를 범하는 경우가 바로 ‘열정’일수 있다는 사실을 필자는 깨달았다. 열정과 성실은 펀드레이저에게 꼭 필요한 덕목이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다. 자신의 조직이 무작정 좋다거나, 펀드레이징의 열정에 사로잡힌 나머지 미션과 비전만 설명을 하고 미팅을 끝내는 경우가 분명있다. 거액 기부는 기부자 스스로가 기부금액과 기부시점, 기부방법, 기부예우를 선택하고 판단한다. 다만, 그것을 잘 준비시켜드리는 것이 펀드레이저의 역할이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기부자가 스스로 심사숙고할 기간(맛을 음미할 시간)을 줘야한다. 내가 아무리 맛있다고 우겨봐야 소용없다. 맛은 손님이 결정한다. 우리는 최고의 재료로 정성스러운 요리를 만들고 기다리면 된다.

 

 

다섯 번째 레시피. "김치를 金치로 만드는 비법"

  거액기부자에게 기부금의 사용보고는 매우 중요하다. 사용보고는 간단명료해야 한다. 거액기부자는 바쁜 사람들이다. 사용보고는 팩트를 가지고 명확하게 보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거액기부자들은 이성적이며 꼼꼼하게 단체를 선정하지만 이미 지원한 기부금에 대해서는 단체와 펀드레이저를 믿고 맡기는 성향을 보인다.

 

   나눔과 변화의 모습을 스토리텔링 할 수 있는 이야기꾼의 능력이 펀드레이저에게는 필요하다.  최근에는 기부금을 요청받고 5천만원이라는 고액을 재기부하였다. 얼마 전 식사자리에서 그 거액기부자 CEO는 이런 명언을 남겼는데 가슴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 기부를 했더니 이렇게 '김치'를 보내온 곳이 있었네. 여러 곳에 기부를 했는데 이렇게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해온 곳은 여기뿐이야. 그래서 그곳에 다시 기부를 하려고. 난 5천만원 짜리 김치를 먹은게지. 허허 " 어떤 화려한 보고도 필요가 없었다. 남도에서 올라온 갓김치는 거액기부자의 식탁위에 올라왔을 테고 부인과 마주앉아 하얀 쌀밥에 김치를 올려놓으며 맛있는 식사를 했을 테다. 고향이 남도였던 기부자는 고향의 맛에 기분이 좋아졌을 것이 분명하고 부인(거액기부를 결정하는 상담 파트너)과 함께 기부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꺼냈을 것이며 asking이 왔을 때에 선뜻 기부를 결정하였을 것이다.  밥을 먹듯 자연스럽게 기부를 이끌어낸 최고의 결과보고가 아닐 수 없다.  김치를 5천만원짜리 金치로 만들어내는 능력은 최고급 요리사만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식탁위의 손님을 생각하는 요리사의 진심어린 마음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그렇다. '진심'은 '모금'의 또 다른 이름이다.

 

 

 

자! 이제, 거액기부자의 식탁위에 김치를 올릴 것인지, 金치를 올릴 것인지는 요리를 만드는 당신의 몫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당신은 이미 헌신과 열정만으로도 한국의 기부문화를 만들어가는 최고의 요리사임을 잊지 말고 거액기부자의 식탁위에 멋진 요리를 선사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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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숲이 되어 함께 서기

- 팀으로 일하는 모금부서 만들기 -

 

 

박정배

고려대학교 대외협력부 모금기획과장

대학모금가포럼 부회장

 

 

사무실 공간 재배치가 끝났다.

응접실 겸 회의실을 하나 만드는 작업도 곧 마무리 될 것이다.

 

사무실 재배치로 등 돌리고 일 하던 네 명의 직원이 편안하게 자기의

공간을 가지고 일하게 되었다.

달라진 공간을 와 보고 후배가 이렇게 말했다.

‘다른 나라 사무실 같아요. 일하는 사람을 배려한 게 눈에 띄네요’.

조그만 원탁 테이블에 앉았던 기부자나 손님은 앞으로는 ‘천년을 꿈꾸는 사람들’

일명 ‘천사룸’으로 안내를 받을 것이다.

회의할라치면 빈 장소 빌리느라 얼마나 번잡했는지 모른다.

이제는 천사룸에서 다가올 천년에 어울리는 압도적인 모금 이야기를 할 것이다.

일하기 좋은 분위기, 이야기가 있는 공간 만들기는 모두 함께하는 모금부서 만들기

프로젝트의 하나이다. 기부자 관계형성에 들이는 정성 만큼 모금 팀을 세우는 데

마음을 쓸 필요가 있다.

마침 페이스북 친구 김재영 교수의 포스팅에서 주제에 맞는 글을 발견하여

기쁨으로 나눈다. 천천히 읽어보길, 천천히.

 

                                                                                                   빨리 가려거든 혼자 가라

                                                                                                   멀리 가려거든 함께 가라

                                                                                                  

                                                                                                빨리 가려거든 직선으로 가라

                                                                                                멀리 가려거든 곡선으로 가라

 

                                                                                                외나무가 되려거든 혼자 서라

                                                                                                푸른 숲이 되려거든 함께 서라

                                                                                                -인디언 속담

 

좋아하는 축구로 이야기하면 개인기로 축구를 하던 시대는 지나간 듯하다.

압박과 패스, 찬스가 나면 누구나 슛을 때리기, 이것이 현대 축구의 특징이다.

한 명의 탁월한 모금가가 할 수 있는 게 많지만 협력이 잘 되는 모금부서는

지속적으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팀플레이 모금부서를 만들기 위한 네 가지를 알아보자.

  

1. 모금업무에 대한 이해도 높이기 : 기초 체력 다지기

 

 지난 4월, 인사이동이 있어서 부장님과 동료 몇 명을 맞이했다. 사무실에 있는 모금컨설팅

자료를 책자로 만들어 하나씩 나누어 가지고 보기 시작했다. 컨설팅 페이퍼가 먼지를 털어

주니 여러 가지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다. 컨설팅 페이퍼가 없다면 대신 부서의 사업 자료집

도 좋은 읽을거리다. 모금 용어가 익숙해질 쯤 다른 대학을 직접 찾아가는 벤치마킹과 담당

업무를 서로 공유하는 내부 세미나가 시작되었다.

 외부 모금전문가의 세미나도 계속되었다. 이 시간을 통해 창의적인 아이디어, 서로에 대한

이해, 모금에 대한 지식이 쌓여갔다.

 

 

2. 정보와 관계를 공유하기 : 협력 패스하기

 

 경력이 오래된 모금가 주변에 있는 사람은 소외받기 쉽다. 본인은 안 그런 다지만 주요

정보와 기부자와의 관계를 독점하기 다반사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게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정보를 흘려보내는 일이다. 공용메일, 회의, 카톡, 페북, 문자 등 할 수 있는 모든 것

을 활용해 보자. 기부자와의 관계 또한 사적인 인간관계로 독점하기 쉽다.

 시스템이 잘 갖추어진 모금부서에서는 미팅리포트, 기부자 DB를 통해서 관계의 제도화

(Institutionalization)가 이루어진다. 기부자와 만남시 두 명이 팀으로 만나는 게 효율적이다.

소중한 정보와 관계를 여럿이 공유할 때 그 가치는 몇 배가 된다.

 

3. 성과와 보람을 함께 하기 : 슛 날리기

 

 혼자 바쁜 모금가가 쉽게 소흘히 하게 되는 부분이다. 함께 성과와 보람을 할 수 있도

구체적인 목표와 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부서의 과업목표는 몇 년간 기부금 납입

총액 하나였다. 올해부터는 우리 부서의 과업목표를 세분화하고 달성 가능한 활동, 노력들

평가받도록 할 작정이다.

 모금부서에서 일하는 사람은 기부자의 삶과 이야기를 직접 접할 때 힘을 받는다. 올 8월에

장학금 기부자 조사분석 프로젝트를 진행한 이유도 거기 있었다. 기부자를 만나러 갈때

동료들과 2인 1조로 가서 충분히 이야기를 들었다. 기부자를 만난 경험이 의미있었다고 이야기

하는 것을 들으며 기부자의 위대한 힘을 다시 느꼈다.

 

4. 함께 웃기 : 팀 분위기 만들기

 

 조직 안에서 모금부서 사람들이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중요하다.

얼마전 교직원 기부자를 초청하는 영화의 밤 행사를 진행했다. 학교에 있는 영화관을

대관해서 진행한 행사에 참여한 다른 직원들이 무척 기뻐했다. 덕담을 한마디씩 해주었다.

행사에 오지 못한 사람들도 요즘 우리 부서가 행사를 많이 한다고 격려했다.

좋은 행사 앞으로도 부탁한다는 인사도 많이 들었다.

 조직 내부에서 인정받고, 상생적 협력을 해 나가는 것은 모금 부서를 위해 중요한 일이다.

모금 부서원들이 자기계발 할 수 있는 훈련 프로그램과 교육을 제공하는 것도 신경 쓸 부분이다.

아울러 팀 동료들이 모금전문가로 성장하도록 돕는 일, 충분히 매력적인 보상체계를 제도화 하는 것,

경력 있는 모금가가 팀을 위해 추진해야 하는 일이다.

 

외나무로 혼자 선 모금가들을 많이 보게 되어 반갑다.

이제는 푸른 숲으로 함께 서는 모금가들을 보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탄탄한 모금부서를 만드려고 노력하는 모금가들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어느 순간까지는 별 진전이 없어 지치고 낙담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분명히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될 때까지 하겠다는 마음으로 모든 활동에 팀웍을 중심에 놓고 진행해보자.

단비가 내릴 것이다.

마침내 아름다운 협력과 다이나믹한 에너지가 모금부서와 단체에 자리 잡을 것이다.

당신의 삶에도 단비가 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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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업무 담당자와 모금가의 차이

 

 

김현수

대한민국 1호 CFRE(Certified Fundraising Executive, 국제공인모금전문가)

KAIST 발전재단 모금기획 담당

 

 

국내 비영리단체에서 모금을 하고 있는 이들은 두 부류로 나눠진다.

 

 

모금업무 담당자와 모금가가 그 것이다.

이는 국제구호, 문화예술, 사회복지, 대학, 병원 등 분야에 상관없이 공통적이다.

같은 일을 하는 듯 한데, 모금업무 담당자와 모금가의 차이는 무엇일까?

 

간단히 구분하면 모금업무 담당자는 언제든지 다른 업무를 하기 위해 떠날 사람이고

(그렇기 때문에 모금 담당자가 모금 업무를 열심히 안한다는 것은 아니다.),

모금가는 지금 몸 담고 있는 단체를 떠나더라도 모금을 계속 할 사람이다.

모금가는 단체의 업무 중 일부의 기능을 담당하는 것을 넘어서서 모금이라는 업무의 특성을 이해하고,

지식과 경험이 있으며 모금의 미션을 이해하고 추구하는 열정과 헌신이 있는 사람이다.

모금가라면 당연히 모금업무를 담당하겠지만

모금업무 담당자가 모금가는 아닌 것이 우리의 상황이다.

모금업무 담당자가 모금가가 아닌 현상이 왜 일어나고 있는 걸까?

 

첫 번째 이유는,

대부분의 비영리 단체 모금담당자들이 부서 순환 근무 대상이기 때문이다.

이는 직원 채용과정과 직무배치 과정에서 출발한다.

공채를 통해 입사한 후,

여러부서를 순환해서 근무하다 한 때 모금부서(대외협력팀, 후원자개발팀 등 어떤 이름이든 간에)에 배치 받아 일하게 되고

몇 년 후면 다시 다른 부서로 가게 된다.

수년 동안 시행착오를 거쳐 모금의 원리와 방법에 대해 눈을 뜨게 될 때쯤이면 기획팀이나 인사팀으로 가게 되고

다른이가 모금부서로 이동한다.

새로 온 이는 모금업무에 대한 특성을 몸으로 부딪혀가며 배우고 몇 년 후 다른 부서로 간다.

더 큰 문제는 모금 디렉터도 마찬가지로 순환한다는 데 있다.

결국 경험과 지식이 적은 디렉터가 모금에 있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첫 번째 이유를 더 근본적으로 들어가면 두 번째 이유가 있다.

단체의 경영 철학에서 모금 업무의 고유한 특성에 대한 인식이 없기 때문이다.

모금의 특성은 관계성이다.

특히나 고액기부자들은 담당자들이 자꾸 바뀌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한 사람이 기부를 약정하는 순간 모금가로서 역할이 끝난 것 같지만 70%의 일은 약정에서부터 다시 출발한다고 보면 된다.

두 번째 모금의 특성은 전문성이다.

모금은 목표를 설정하고 거기에 합당한 방법을 세우고 실행해가는 과정이다.

최적의 방법을 설정하고 싫애해가는데 오랜 경험과 지식이 필요하다.

모금업무의 세 번째 고유한 특성은 윤리성이다.

비영리단체에서 횡령이나 방만한 기부금 사용으로 입게 되는 타격은 이미 우리가 지켜본 바 있다.

법에 저촉되는 일은 아니더라도 모금 활동에 있어 윤리적인 기준을 판단해야 하는 일은 많다.

필자는 해가 갈 수록 모금에 있어 윤리의 이슈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는데

경험이 적은 사람은 윤리적 이슈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한다.

 

모금담당자들이 모금가가 아닌 세 번째 이유는 무엇일까?

결과적으로 모금가 풀이 너무 작고, 모금가라는 직업에 대한 인식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에 몇 만개의 비영리단체가 있다고 한다.

여기서 일하는 모금담당자는 몇 명이며 모금가는 몇 명인지에 대한 정보도 없다.

모금가로 정체성을 찾은 이들이 나오고 있지만 수적으로 너무 적고 모델로 삼기에는 부족하다.

 

이런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모금가로서 정체성을 찾으려는 이들이 속속 늘고 있는 등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한국에서 모금가들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처음부터 모금담당자와 모금가가 구분되는 것은 아니다.

아직 모금가는 국개 표준직업분류표에도 없는 직군이지 않는가?

(굳이 찾는다면 비영리단체관리자나 자선기금수금원이 가장 근접하게 등록되어 있는 직군이다. 자선기금 수금원이라니...)

 

어떤 이들이 모금업무 담당자로 남고 어떤 이들이 모금가가 되는 걸까?

모금업무 담당자였다가 모금가로 정체성을 찾는 과정을 보면 아래와 같은 공통점이 있다.

 

1. 모금 성공 경험이 누적되고, 모금의 원리에 대한 통합적인 이해가 늘어난다.

2. 모금 실패 사례를 통해 원인을 분석하고, 체계적인 모금지식을 습득하고 적용하려는 시도가 반복된다.

3. 단체의 미션에 대해 내재화된 확신이 있다.

4. 모금이 단체의 미션 완성을 위해 필수적이며 아주 중요한(필자는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일이라고 확신하게 되는 과정이 있다.

5. 스스로 기부 경험도 다양해지고 기부금액도 늘고 있다.

6. 투자와 희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이 일을 하고자 한다.

7.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는 역량과 열정이 있다는 것을 인정받게 된다.

 

아직까지는 대부분의 경우는 제도적인 변화보다 개인의 노력과 헌신에서 출발한다.

모금업무 담당자가 경험과 지식을 쌓아가면서 모금의 의미를 발견하게 되고

계속 전문성을 갖추어 가고 커리어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단체 내부와 외부에서 인정 받는 구조인 것이다.

 

당신은 모금업무 담당자인가 모금가인가?

지금 답하지 않아도 좋다.

이를 고민하는 때가 자의든 타의든 오게 될 것이다.

그 때가 오면 많은 이들이 모금가로 정체성을 찾기를 바란다.

멋진 말로 그 이유에 대해서,

모금가의 장점에 대해서 설득하고 싶어 며칠 동안 결론을 고민했다.

그러나 필자는 그  이유에 대한 해답을 찾는 기회를 독자에게 남기고 싶다.

 

"당신은 모금업무 담당자이고 싶은가, 모금가이고 싶은가? 왜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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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가로 산다는 것

 

 

장진민, 서울시 사회적기업 (주)이음스토리 이사

 

 

 

인류 역사와 함께 시작된 기부

기부의 역사는 생각보다 훨씬 길다.

일반적으로 기부의 역사는 종교성을 기반으로한

'charity(자선)'와 시민의 참여가 강조되는 'philanthropy(박애)'로 구분되어 볼 수 있는데

학계에서는 그 기원을 그리스·로마에서 찾고 있다.

charity의 경우 '이웃에 대한 사랑'을,

philanthropy는 '사회에 대한 의무'에 보다 방점이 찍혀 있지만

오늘 날 그 개념은 상호 혼용되어 사용된다.

이러한 기부의 역사는 19세기 미국에서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는데

이것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기부를 통한 '현대적인 자선활동'의 모태가 된다.

그 동안의 기부가 당장의 결핍을 보완하려는 '증상치료'에 초점이 맞추어 졌다면

현대적 기부는 결핍과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는 '원인치료'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카네기와 롤 펠러 등은 보다 사회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자선활동으로

병원과 학교, 도서관 등 사회적 인프라 확충에 힘을 쏟게 된다.

미국 정부는 이러한 '증상치료' 중심의 자선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재단에 대한 세재혜택 등을 부여하는 정책을 입안하고 실시하여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 유형화시켰다.

물론 이에 대한 부정적 반론이 존재하기도 하지만

본 컬럼에서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은 그 통시적 관점에서의 변화이다.

19세기 '현대적 자선활동'의 출현이 본격적인 모금가를 잉태했기 때문이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모금가의 출현

미국정부가 자선활동을 하는 재단과 기부자에게 세제혜택을 주면서

동시에 의무적으로 요구했던 것이 바로 '투명성'이었다.

혜택에 따른 의무는 하나의 등가교환으로 인식되었으며 회계사와 변호사 등

전문직군의 인력이 '기부 business'에 참여하게 된 기회를 만들게 된다.

이를 통해 회계·재무·법률에 대한 전문적 소양은 물론이고

자신의 모금단체에 대한 대변인으로서 전문지식을 지닌 모금가가 나타나게 되었다.

즉, 기부금 운영과 자선활동에 대한 '투명성'을 어필하기 위해서는

연관된 지식을 전문적으로 습득하고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직업군이 필요하였으며,

이는 전문 'fundraiser(모금가)'의 출현을 촉진시킨 것이다.

따라서 모금가를 단순히 기부와 같은 재원을 중계하고 창출시킨다는 협의적 관점의 정의는 적당하지 않으며,

자신이 속한 모금단체의 정체성을 사회적으로

확인받고 재확산 시키는 'identity designer'로 인식하는 것이 보다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identity designer'로서 'fundraiser(모금전문가)'는

외부(기부자)의 needs(욕구)와 내부(모금단체)의 needs를 조율하여

접목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나라 모금가의 현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모금가를 상기의 관점에서 볼 때면,

안타까움과 안쓰러움이 동시에 느껴진다.

안타까움은 자신이 속한 단체의 미션과 비전을 생생하게 유형화 시키기 어려운 모금환경에서,

안쓰러움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부실적으로 자신의 존재증명을 해야 하는 현실상황에서 발생한다.

전문성은 경험과 교육에서 나오며 그것이 생명력을 얻기 위해서는

자신이 속한 단체의 리소스를 통제할 수 있는 장악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단체의 자선활동 사업을 총체적으로 인식하고 내부 자원에 대한 의사결정권이 있는 모금가가 우리나라에 얼마나 있는지 의문이다.

또한 몇몇 되지 않는 모금교육에서 경영학과 심리학의 일부 이론들을 변형하여 소의 '법칙(law)'으로 교육하고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모금을 할 수 없다는 말에 함몰되어 의기소침해 지는 현장 모금가는 얼마나 많은가.

이와 함께 모금가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직업에 대한 보상문제 역시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문제점이다.

 

기부와 모금, 공감과 행복

기부와 모금이 행위 주체에 따른 구분으로 결국 동일한 개념이라면,

이를 잉태하는 사전 환경으로서 공감과 행복 역시 모금가가 조성해야 할 중요한 그 어떤 것이다.

모금가가 우선 해야 할 것은 CMS 신청서 출력이 아니라

기부자의 마음을 이끌기 위한 '공감대'를 조성하는 것이며,

기부를 통한 '변화'가 상호 '행복'으로 수렴되게끔

기부자와 수혜자, 모금단체간의 균형점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을 '투명'하게 증명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모금가는 자신이 이를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계속해서 스스로 물어보고 '자기수정'을 해야 한다.

자기수정 마디마디에 전문성이 누적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먼저 필요하다.

덧붙여, 모금가에게 필요한 또 다른 학습은 사람에 대한 이해이다.

이러한 사람에 대한 이해는 사회의 접점들과의 충돌에서 성장한다.

그래서 모금가는 현장에서 많은 실패와 적당한 성공을 경험해야 하고,

이러한 경험이 인문학적 통찰력으로 발전되도록 자기학습을 해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모금가 스스로 행복했으면 한다.

이는 내가 모금가로서 나에게 규정한 유일한 법칙이기도 하다.

모금의 시작과 결과가 공감과 행복이라며,

그 안에 존재하는 나 역시도 내가 하는 일에 공감을 하고 행복해야 한다고 믿는다.

우리나라 모든 모금가들에게 멀리서나마 응원을 보내며,

 

마지막으로 '모금이 세상을 바군다'를 저술한 킴 클라인의 말을 인용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모금의 목적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서부터 시작해보자.

"돈을 모으는 것"이라고 대답한다면 틀린 답이다.

해마다 지속적으로 모금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여러분의 단체에 소속감을 느끼는 개인 기부자들을 발굴하고

이를 통해 광범위한 기부자 베이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모금의 목적은 이러한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된다.

즉,

모금의 목적은 돈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기부자들을 모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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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모금의 에 관한 이야기

 

허보영 월드비전 후원관리팀장

 

올초에 몇 분의 후원자들과 깊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후원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들이 가지고 있는 나눔에 대한 인식과 견해에 대한 큰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사회복지모금을 하면서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자만했던!

'기!본!'에 대한 생각들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그 기본에 관한 이야기,

우리 모두가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쉬운 이야기,

여러분과 진정성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하고자 합니다.

 

사람들은 비영리기관에 남다른 잣대를 갖고 있습니다.

사회복지 일을 하면서

늘, '좋은 일 하시네요.'라는 말을 들어 왔지만,

이제 사람들의 기준은 '좋은 일'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더 전문성을 가지며 일하고, 더 투명하게 일해야 하며, 사회를 바꾸어 나가는 도전정신을 갖으며

일하기를 기대합니다.

이런 니즈(needs)를 깊이 들여다보면 결국 '진정성'이라는 근본적인 단어에 부딪치게 됩니다.

 

그러면!

대중들이 바라는 비영리조직의 진정성이란 무엇인지,

진정성 있는 마케팅이란 무엇인지,

그 요소들을 몇가지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투명성. '개인의 소비와 비영리조직의 소비는 달라야한다!'

점심식사를 하고 밥값보다 비싼 커피 한잔을 사서 마시는 것이 우리의 일상이고,

명품백 하나정도는 들 수도 있지만, 비영리조직의 소비는 개인의 소비와 달라야 합니다.

이것은 돈을 어떻게 쓰느냐의 문제를 넘어 어떤 마인드를 갖느냐에 대한 문제입니다.

많은 후원자들을 만날 때마다 이구동성 하는 말이 있습니다.

"제발 제가 낸 후원금 아껴써서 현장에 더 많이 가게 해주세요"

 

둘째, 사업에 기반한 모금

모금을 하는 사람들은 사업과 현장을 알아야 합니다.

'모금이 잘되는 사업'이 아니라

'현장에서 필요한 사업',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사업'을 볼 수 있는 안목이 있어야 합니다.

'모금이 잘되는 사업' vs '현장에서 필요한 사업',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사업'

현장의 니즈와 후원자의 니즈를 잘 접목하여 마케팅적으로 포장할 수 있을 때,

성공적인 모금과 사업이 진행될 수 있고, 이것이 진정성있는 모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셋째, 진정성 있는 메시지

모금을 하기 위한 메시지는 무엇보다 진정성이 있어야 합니다.

마케팅적인 여러 방법론들의 발전과 도입으로 비영리조직에서도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케팅적인 새로운툴과 혁신적인 기술들을 도입하고 신경 쓰느라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칠 수 있습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진정성 있는 핵심 메시지입니다.

이 핵심 메시지는 현장의 모금가들이 진정으로 내가 하는 모금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마인드를 지니고 있어야 놓치지 않습니다.

우리가 대중에게 선보이는 메시지에 진정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고 싶은

기관의 마음을 담을 때 후원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넷째, 전문성

대중들은 비영리조직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를 '전문성'으로 꼽습니다.

비영리조직에서 모금을 할때,

마음만 있고 체계적으로 일을 진행할 수 있는 전문성이 없다면

대중들에게 진정성을 전달하기 어렵습니다.

전문성은 기관의 각 영역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예를 들어,

사업에서의 전문성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이 사업의 효과성이 후원자들에게 잘 전달되어질 때

진정성있고 효과적인 모금이 가능합니다.

 

다섯째, 후원의 주체로서 후원자. '후원자는 돈만 내는 사람이 아니다!'

비영리 조직에서는 후원자들을 돈만 내는 '수동적 존재'로 보기 쉽습니다.

여기서 후원자들과의 갭이 발생합니다.

'후원한다'라는 것은 후원자들에게는 정말 가치있는 선택입니다.

이들은 '후원'에 참여하면서 제품을 소비할 때의 소비자와 같은 대우를 받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오늘도 고민합니다. 우리가 모금을 할 때,

더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것은 무엇인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는가? 투명하게 집행되고 있는가?

최대한의 전문성을 갖기 위해 노력하는가? 후원자와 함께 하고 있는가?

이런 고민들이 우리의 정체성을 더 명확하게 해주고, 대중과의 간격을 좁혀줄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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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모금 세계 - 병원 모금

 

 

최종협(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 후원회 팀장)

 

 

병원 모금은 "생명"과 "건강"이라는 우리의 삶에 있어서 가장 소중하고 기본적인 가치를 위한다는 점에서

다른 모금과 차이를 갖고 있습니다.

 

오늘 칼럼에서는 대학 모금, 구호 모금, 멤버십-스카우트, 로타리, YWCA 등-

모금과 함께 모금계의 황금 어장을 형성하고 있는  병원 모금에 대해서 말하고자 합니다.

 

 

1. 병원 모금은 무엇인가?

병원 모금에 대해 이야기 하려면 항상 먼저 나오는 이야기는 "수가"라고 불리는 의료비에 대한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의료비가 법률로 정해져 있어서 금액 이상의 비용을 청구 할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여기에서 갈등이 시작되는데,

병원, 특히 대학병원과 같은 대형병원은 환자의 질병 치료 외에도 질환의 연구와

선진 의료 환경 구축이라는 또 다른 과업을 갖고 있습니다.

이 과업에 필요한 재원을 국가가 해결해 주면 좋겠지만,

이는 국민의 세금 증가 또 다른 갈등 요소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법률로 정해진 진료비로 해결하기에는 더욱 불가능하기 때문에

"생명"에 대한, "건강"에 대한 가치를 함께 할 수 있는 분들과 함께

이를 이루어 가겠다는 의지에서 병원 모금이 시작됩니다.

 

 

2. 병원 모금은 왜 필요한가?

병원 모금은 상당한 오해와 편견을 등에 업은 채로 시작하게 됩니다.

사립 병원의 경우는 모기업이나 대학의 재원이 그 이유가 되며,

국립 병원의 경우는 정부의 지원이 그 이유가 됩니다.

하지만 사실 그 어떤 사립 병원의 모금 담당자에게서 모기업이나 대학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원 받는다는 얘기를 들어 본적이 없고,

국립 병원 역시 건물의 신축, 개축 등 국가 정책 사업에만 극히 일부 지원받을 뿐 전폭적인 지원은 없습니다.

특히 제가 근무하는 어린이병원은 최근 5년간 국가 지원금은 0원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설과 환경에 대한 투자가 안되고

이는 환자 감소와 수익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어,

전반적인 의료 환경과 질이 떨어지게 되며 이는 국민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이것이 병원 모금의 가장 큰 필요성입니다.

 

 

3. 또 다른 병원 모금의 이유

12년간 병원에서 모금업무를 하며 느낀 것은 우리나라의 복지 시스템, 

특히 보건 복지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국가의 지원으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분야든 사각지대가 있고, 복지 시스템으로 커버가 안 될 만큼

희귀하고 위중한 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많은 단체들에서 이런 환자들에 대한 의료 지원 사업을 하고 있지만,

병원이 자체적으로 환자 의료 지원 사업을 하게 되면 신속한 지원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환자의 추적 관리가 가능해 추가 지원 등 효율적인 지원 또한 가능하게 됩니다.

의사의 뛰어난 의술과 보호자의 헌신적 간호,

그리고 기부자의 나눔을 통해서 환자는 빠르고 부담없이 질환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어린 환자에 대한 나눔은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것을 넘어서 환자의 투병으로

자칫 무너지고, 파괴될 수 있었던 한 소중한 가정을 지켜준다는 것에 또 하나의 큰 가치가 있습니다.

 

 

4. 감동과 슬픔이 공존하는 병원 모금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병원의 특성은 고스란히 모금 부서에도 적용됩니다.

업무적으로 환자와 매우 밀접하게 생활하게 되므로,

생사의 기로에 있던 환자가 살아날 때,

특히 그것이 결연을 맺어 준 기부자의 도움이 함께 했을 때의 그 감동은 이루 말하지 못할 정도입니다.

반면, 삶의 뒤안길로 떠나버리는 환자들은 두고두고 가슴에 남을 상처가 되기도 합니다.

그 외에도 원내에 이루어지는 다양한 행사나 기부자들과의 만남은

병원 모금가이기 때문에 접할 수 있는 새롭고 특별함이 있습니다.

 

 

짧은 지면에 병원 모금에 대한 모든 것들을 남기기엔 그 양이 방대하기에,

앞으로 조금씩 병원 모금과 모금가에 대하여 나누고자 합니다.

모금, 특히 병원 모금에 관심이 있는 분들의 많은 기대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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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을 내가 어떻게 해?'

모금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마음 이야기

 

전현경(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사회복지현장에서 '모금'이라고 한다면, 미국 등 선진국에서 Fundraiser라고 하는

'모금전문가'의 일과는 좀 다를 것입니다.

즉, 체계화된 시스템 속에서 전문적 교육을 받고 시작하는 일이 아니라는 뜻이지요.

대부분의 기관은 기본 업무를 수행하고 있던 중, 특정한 필요에 의해서 모금 업무를 하게 될 수도 있을 것 입니다.

모금이 필요하다고 하니 뭔가를 해야겠는데,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막막하기도 합니다.

그 일을 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하우들은 교육도 많고,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총서 4권 '모금이 세상을 바꾼다' 한 권만 정독해도 될 터이니

저는 '책에서 알려주지 않는 마음이 문제'를 짚어볼까 합니다.

 

아름다운재단에 입사 전에 작은 비영리모임에서 이런저런 필요로 모금이나 일일호프 티켓 판매 경험을 해 보았는데,

직접 누군가에게 요청하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지 않을까 싶은데요,

 

1. 모금을 왜 하는지 스스로의 정리가 부족하다.

보통 우리는 우리 조직이 왜 돈을 필요로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필요한 돈의 얼마가 언제까지 필요한지,

그 돈이 없으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제대로 정리하지 못합니다.

 

근본적으로 우리 단체, 혹은 특정 프로그램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하기도 합니다.

여기에 대한 답은 '당신이 왜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는지?'에 대한 답이면 충분합니다.

왜 사회복지인지, 왜 장애인 복지 분야인지, 또 그 중에서 왜 현재 근무하고 있는 이 단체인지 입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고, 이 단체의 이러저러한 활동이 왜 꼭 필요한지

내가 생각해도 눈물이 날 만큼 견고하게 정리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60초 이내에 딱 떨어지게 말할 수 있게 된다면 완성된 것입니다.

이렇게 스스로의 내용에 자신이 있게 되면 많은 것이 달라집니다.

기부요청을 위해 만나자는 약속을 잡을 때도,

처음 만나서 자료를 내밀 때부터 상대방을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지게 됩니다.

기부를 요청하고 그 요청에 응하는 과정에서도 '기'가 중요합니다.

얼마나 구체적인 내용을 얼마나 정확하게 전하느냐보다는,

요청하는 사람이 얼마나 자신있고 당당하게(그러나 무례하지 않게) 말하는지에 영향을 받는다고 느낍니다.

모금을 요청하는 사람이 진실을 담아 자신있고 스스로가 생각해도 감동이 올 정도로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어야 합니다.

 

2. 돈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쑥스럽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자신감이 있다고 하더라도, 대개 사람들은 돈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아름다운재단에서 미국의 펀드레이져 스테파니 로스를 초청하여 모금교육을 받을 때,

첫 시간에 '돈에 대한 태도'에 대한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스스로의 돈에 대한 경험과 태도를 확인함으로써 막연하게 느끼는 불편함을 객관화 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부를 요청하는 것은 단순히 돈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나는 지금 돈을 빌리는 것이 아니라 공익적인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제가 가장 존경하는 펀드레이저인(현재 서울시장직을 맡고 있는) 박원순 님이 실무자들을 독려하며 하신 말씀처럼

"내가 쓸 돈이 아니잖아요? 필요한 사람이나 좋은 일을 위해서 말하는 것이고,

기부자에게 좋은 일을 할 기회를 주는 것이니 당당하게 말하세요~"

 

3. 기부자의 입장에서 고민이 부족하다.

앞서 황신애 모금전문가의 글에도 언급되었는데,

단체에서 실무자로 활동한 기간이 길 수록 단체에 대한 자세한 사항을 잘 알게 되었지만,

반대로 외부인이 단체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감각이 무뎌지게 됩니다.

즉, '기부자의 입장에서 왜 당신에게 기부를 해야 하는지'를 제대로 설득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가장 가깝게는 집에서 부모님이나 형제에게 먼저 시험적으로 기부요청을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방으 주의를 끌지 못해서 어머니의 시선이 다시 텔레비전으로 돌아간다거나,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는 단어의 나열로 '그게 나한테 뭐가 중요하냐'는

반문이 돌아온다면 설득하는 말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합니다.

 

4. 거절이 두렵다.

사실 앞의 모든 이유보다 가장 강력한 마음의 짐입니다.

좋은 관계를 맺어 온 사람과, 혹은 앞으로 더 좋은 관계가 될 수 있는 사람으로부터

거절을 받게 되어 향후 관계가 나빠질 것에 대한 두려움,

또 스스로가 받게 될 수치심이나 서운함에 대한 걱정입니다.

여기에 대해 많은 모금입문서와 전문가들은 '그들의 "NO"는

당신이 아니라 당신이 제안한 기부처에 대해 거절하는 것이며,

그 또한 기부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Not Now"로 받아 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 중 학생 때, 작은 행사를 준비하면서 100여개 기업에 협찬을 요청한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행사의 규모에 맞지 않게 큰 기업들에게 한 제안이라 잘 될리가 없었지요.

그렇게 99개 기업으로부터 거절을 받았습니다.

나머지 한 개 기업에서 물품협찬(맥주)이 가능하다는 답을 주었었는데, 그나마도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실패의 경험이지요.

그런데 놀랍게도 아름다운재단에서 일하면서 이 경험에 굉장히 큰 자산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일면식이 없는 사람이나 기업에게라도 기부요청을 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게만 느껴지지 않는 것입니다.

이미 백 번이나 거절당한 경험은 그 낯선 감정에 대해 익숙해지게 해주었고,

거절하는 사람도 매우 미안해하고 호의를 갖고 다음을 기약하고 싶어한다는 사실도 잘 알게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한 번 거절을 했던 사람은 그 다음에 조금 가벼운 부탁을 하게 되면 다시 거절하지 못합니다.

우리와 관계를 맺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면 다르겠지만, 대부분 두 번째 요청에는 응하게 됩니다.

첫 번째의 No는 다음번 "YES"를 위한 준비과정 쯤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생각해보니, 마음의 준비라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모금을 준비하는 사람들끼리 '모금게임'을 종종합니다.

기부자 역할과 모금자 역할로 나뉘어 가상의 모금활동을 해보고,

그 과정에서 잘 안되는 부분을 찾아 고쳐가는 것입니다.

이때,

기부자 역할을 하는 사람을 실제로 만나게 될 기부자의 특성을 설정하여 해보면 더 좋습니다.

그리고 작은 실패라도 하나씩 해 나갈 때 모금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직 모금을 해보지 않은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첫 번째 성공적 모금'이 아니라

'첫 번째 거절당하는 경험'을 빨리 해 보는 것입니다.

 

Just Do It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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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 '서울복지 Magazine' 봄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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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모금가가 되기 원한다면 모금가의 눈을 가져라

 

 

황신애(건국대학교 발전기금본부 모금기획부장, 대학모금가포럼 회장)

 

 

매일같이 신문과 뉴스를 장식하는 빈곤, 실업, 질병, 기아와 결핍 등 사회 도처의 사건과 사고에 대한 기사들을 보면서 험난한 세상에서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어떠할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이러한 의문이 드는 세상에서 모금가의 눈은 특별해야 한다. 복잡하고 희망을 쫓기에는 불안함이 가득하고 불합리하고 비이성적인 세상이 거듭될 수록 현실을 회피하거나 본인을 중심으로 이기적인 삶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모금가의 눈은 특별하다.

같은 현실을 바라보지만 자기 자신(ego)을 위한 포커스에서 벗어나 타인과 사회를 향한 적극적인 시선을 가져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절망과 포기를 선택하게 되는 그 현장이 모금가에게는 사명의 출발점이 된다.

모금가는 현장을 공감하고 니즈(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가능성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바로 이것이 모금 상품의 디자인이다.

 

이 세상에는 눈에 보이는 사물들과 보이지 않는 법칙과 원리가 공존한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눈'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의 피사체로 감지하여 받아들이지만, 인식의 주체가 가지고 있는 이성, 그리고 감성(마음)에 따라 피사체에 대한 인식의 수준은 매우 다르게 나타나며, 실제 눈으로 보았어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매우 많다. 모금가의 입장으로 바꾸어 말하면 좋은 모금가가 되려면 남들이 보지 못한 결정적인 것들을 발견하는 좋은 시선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좋은 모금가는 어떤 시선을 가지고 있을까?

 

먼저 현장에 대한 직관적인 눈이 있어야 한다. 

모금가의 능력을 발휘 할 현장을 발견할 줄 안다.

현장의 필요에 대해서 이해하고 공감하는 감각이 있다. 모든 모금의 현장에는 결손과 필요가 있다. 이 불편한 진실을 비판하거나 방관하는 것 대신 이해하고 공감할 줄 알아야 모금을 시작할 수 있다.

 

둘째, 현장을 바꿀 수 있는 방법, 즉 변화를 발견할 줄 안다.

그 변화는 지금의 현실에 당장 해결될 수는 없지만 모두의 필요가 언제가는 해결될 수 있는 변화가 이루어 낼 꿈들이다.

좋은 모금가는 공익을 위한 꿈을 디자인하는 사람이다.

 

셋째, 모금가는 틈새를 발견하는 눈이 있다.

좋은 모금가는 지금의 현실과 장래에 이루어야 할 꿈의 간격(gap)을 측량하고 빈틈을 구체화하면서, 어떻게 하면 부족한 필요를 채울 수 있을지를 해서 가능성을 발견하는 눈이 있다.

이 때 보다 훌륭한 모금가는 이 가능성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스토리텔링의 방법을 사용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내기도 한다.

 

넷째, 좋은 모금가에게는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부자를 알아보는 눈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거액 모금에는 행운이 뒤따른다고 말한다. 아마도 두 가지 의미를 담은 말 같다. '당신은 운이 좋아 거액모금을 한 것이고, 나는 아직 운이 없어서 거액을 못받은 것이다.'라는 의미일 수 있다. 그러나 모금에 있어서 분명한 진실은 기부자의 50%는 준비되어 있고, 나머지 50%는 기부자가 기부를 할 수 있도록 모금가가 도와야 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기부자는 요청을 받을 때 기부를 결심하게 된다는 점이다. 기부를 할 의지가 있는 기부자이든 아닌 기부자이든 그들을 찾아내는 사람이 바로 좋은 모금가이다.

 

마지막으로 좋은 모금가는 감사할 이유를 발견하는 눈이 있다.

모든 기부자의 마음은 감사를 통해 열리게 된다. 불평과 불만이 가득하고, 무언가 속셈이 있는 상대라 할지라도 진정으로 감사하는 사람에게는 마음을 열 수 밖에 없다.

 

좋은 모금가는 결국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는 사람이며, 그 꿈이 이루어질 때까지 계속해서 도전하는 열정을 품은 사람이다.

 

"눈빛, 살아있네" 그런 시선을 가졌다면, 당신이 바로 모금가이다.

 

"The difference between what we can do and what we are doing would suffice to solve most of the world's problem."

우리가 해 낼 수 있는 것들과 우리가 현재 하고 있는 것들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면 세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Mahatma Gandhi 마하트마 간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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